2010년 4월 25일 일요일

마장저수지의 상춘객

봄이 한창인 4월 마지막 주말에 마장저수지에는 노인부부와 아이들 중년커플들이 매화와 봄바람을 즐기고 있다. 마장저수지가 낚시터로 있다가 파주시에서 도시근린공원으로 조성하면서 저수지 주변으로 데크와 벤치 등 휴식공간을 마련하였기 때문이다. 마장저수지의 최고의 장점은 저수된 물이 1급수라는 것이다. 주변에 상가나 축사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상류에는 하수처리장이 설치되어 깨끗한 물만 저수된다.

 
보낸 사람 관광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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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18일 일요일

[다산연구소]독서를 해도 기록을 남겨야

독서를 해도 기록을 남겨야


다산은 선비가 해야 할 일 중에서 빠뜨릴 수 없는 일의 하나가 독서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독서야말로 '기가'(起家), 즉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라고 했습니다. 불행을 만난 집안, 즉 "폐족으로서 잘 처신하는 방법은 오직 독서하는 일 한 가지밖에 없다"라고 하면서, "독서야말로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자 깨끗한 일이다"라고 했습니다. 다산이 아들이나 제자들에게 보낸 유배지에서의 편지에는 곳곳에서 독서를 강조하고, 어떻게 책을 읽고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 것까지를 참으로 자상하고 정성스럽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우선 참다운 독서를 위해서 다산은 몇 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합니다. 책을 읽고 공부를 많이 해서 똑똑한 사람이나 높은 지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보다는 사람다운 인간이 되겠다는 생각부터 지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독서는 먼저 근본을 확립해야 하는데, 근본이란 바로 어버이에게 효도하고 형제사이에 우애롭게 지내야 한다는 '효제'(孝弟)에 있다고 했습니다. 효제를 힘써 실천함으로써 근본을 확립하면 저절로 학문이 몸에 배어들어 독서는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했습니다.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서도 온갖 지혜를 동원해 제대로 설명해줍니다. 책이 많지 않던 옛날에야 무조건 책을 암송하는데 힘썼지만, 경사자집(經史子集), 참으로 책이 많아진 때에야 책을 어떻게 다 암송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면서, 4서3경 정도야 반드시 익숙하게 읽어야 하지만, "그러나 모름지기 뜻을 강구하고 고찰하여 그 정밀한 뜻을 깨달을 때마다 곧바로 기록하는 일을 실천해야만 실제의 소득을 얻게 된다. 진실로 외곬으로 낭독하기만 한다면, 실제 소득은 없을 것이다."(然須講究考索 得其精義 隨所思卽行箚錄 方有實得 苟一向朗讀 亦無實得: 爲盤山丁修七贈言)라고 설명하여 기록의 중요함을 더욱 강조했습니다.

세상에 다산만큼 기록을 좋아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평생 동안 찾았거나 방문했던 곳에 시나 글을 남기지 않은 일이 없었고, 읽은 책에 대해서도 느낀바는 물론 책의 내용을 요약하여 반드시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다산의 저서 500권은 대체로 그렇게 해서 저술됩니다. 4서6경을 면밀히 읽고 검토하다가, 정밀한 뜻을 새로 발견하면 바로 기록하여 모아진 경서연구 232권이 그렇게 해서 이룩됩니다. 2,500수가 넘는 시도 가는 곳마다 보고 느낀 것을 시로 읊었습니다. 제(題)·발(跋)·서(序)·기(記)등 뛰어난 문(文)도 대체로 읽었던 책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냥 읽기만 하고, 암송만 해서 무슨 소득이 있겠느냐는 말은 그렇게 해서 나온 말입니다. 다산의 뜻이 참으로 깊습니다.


박석무 드림

2010년 4월 8일 목요일

[동아일보] 스마트폰은 알겠는데... 윈도우폰?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동아일보

2009년 말부터 시작된 국내의 ‘스마트폰’ 열풍이 대단하다. 삼성전자 옴니아2를 시작으로 애플의 아이폰이 화제를 이어갔고 이제는 안드로이드폰까지 선보이고 있다. 각종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옴니아2와 아이폰의 2010년 4월 현재 판매된 누적 통계량만은 110만 대가 넘고, 가입자도 100만 명이 넘어선다고 한다. 실제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아도 아이폰, 옴니아2와 같은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필자 주변인들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심지어 아직 일반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조만간 스마트폰을 살 예정이라며 기대감이 들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실상 그들(스마트폰을 산 사람, 살 사람)에게 다가가 스마트폰이 무엇이며, 정확히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 것인지, 스마트폰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등을 물어보면 정확히 아는 사람이 드문 듯 하다. 예를 들면 ‘친구 중에 아이폰을 산 사람이 있는데 좋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살 예정이다.’라던가, ‘삼성에서 만들었다니 알아서 잘 만들었겠지. 그러니 옴니아2 사련다.’라고 한다. 이게 과연 잘하는 것일까?


<스마트폰의 의미와 그 구분법>

옴니아2와 아이폰을 예로 들면, 이 두 제품은 스마트폰이라는 큰 범주 안에서는 같은 휴대폰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조금만 자세히 따져보면 그 기능과 성능은 확연히 다르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마트폰이 무엇인지부터 간략히 알아봐야겠다. 스마트폰이란, 기존 휴대폰과 컴퓨터의 만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막연히 컴퓨터의 기능을 휴대폰에서 할 수 있다는 정도만 이해해도 좋다. 작디작은 휴대폰 안에서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인터넷 검색, 메일 전송, 사진 편집, 문서 작성 등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은 컴퓨터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 컴퓨터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컴퓨터만 덜렁 있다고 사람들은 사용할 수 없다. 그 컴퓨터의 전원을 켜고 여러 프로그램을 활용하기 위한 기본적인 운영체계 즉, 윈도우, 도스와 같은 것이 필요하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운영체계가 탑재되어 있느냐에 따라 그 스마트폰의 종류가 구분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들 얘기하는 옴니아2, 아이폰 그리고 최근에 주목을 받는 안드로이드폰 등이 바로 이러한 운영체계로 구분되는 것이다. 이러한 운영체계에 따른 스마트폰을 자세히 구분해 보자.


1. 윈도우 모바일 운영체계 스마트폰

윈도우 모바일은 가장 많은 컴퓨터 운영체계인 윈도우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스마트폰 운영체계이다. 국내에 소개된 대표적인 윈도우 모바일폰은 바로 삼성전자의 옴니아2를 예로 들 수 있다. 윈도우 모바일 스마트폰은 기존 윈도우 운영체계를 쓰기 때문에 윈도우 운영체계와의 넓은 호환성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즉,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컴퓨터용 윈도우 운영체계와 호환되는 프로그램은 윈도우 모바일 운영체계의 스마트폰에서 대부분 활용 가능하다는 것.


예를 들어 MS 오피스 파일이 하나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 MS 오피스 파일을 읽기 위해서는 MS 오피스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는데, 윈도우 모바일 스마트폰에는 이러한 윈도우 기반의 프로그램이 들어 있기 때문에 손쉽게 파일을 열어 볼 수 있다. 가장 많이 쓰는 워드 문서 파일, 파워포인트 파일, 엑셀 파일 등을 옴니아2에서는 손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윈도우 모바일 운영체계의 스마트폰은 기존 윈도우 운영체계 컴퓨터에서 하던 많은 작업을 손쉽게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윈도우 모바일 스마트폰은 여러 제조사가 만들고 있다. 쉽게 설명하면 삼성, HTC와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윈도우 모바일 운영체계만 마이크로소프트사로부터 사들여 자사 제품에 탑재한 후 판매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윈도우 모바일 운영체계의 이름은 최근 7.0버전을 출시하면서 윈도폰7으로 바뀌었다. 그 이전에는 윈도우 모바일 6.1버전과 6.5버전으로 불린다.

2. 아이폰


아이폰은 애플의 아이폰 운영체계를 탑재한 스마트폰이다. 그래서 아이폰은 대다수 사람들이 이용하는 윈도우 운영체계의 컴퓨터와 연동해 사용하는데 제한이 있다. 이를테면 아이폰은 컴퓨터와 연결할 때에 꼭 아이튠즈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야 한다. 아이폰 내의 파일을 컴퓨터 내로 옮기거나 컴퓨터의 파일을 아이폰 내로 옮길 때마다 중간에 아이튠즈 프로그램으로 연결해야 하고, 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아이폰은 애플의 앱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앱스토어란, 애플이 운영하는 일종의 온라인 마켓이다. 즉, 애플의 제품에서 사용하고 실행 가능한 프로그램 및 파일을 모아놓은 온라인 웹사이트라고 생각하면 된다(이러한 프로그램을 애플리케이션이라 말한다). 이 앱스토어에는 15만 개가 넘는 애플리케이션을 현재 보유 중이다.


앞서 윈도우 모바일 스마트폰의 장점을 설명하면서, MS 오피스 파일을 곧바로 읽을 수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는데, 아이폰에서 초기 상태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15만 개에 달하는 애플리케이션 중에 MS 오피스 파일을 아이폰에서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있어 그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해주면 가능해 지는 것이다. 항간에는 ‘상상만 하면 아이폰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덧붙여 아이폰에 관련된 모든 것은 애플이 관리한다. 제조사마다 다른 아이폰 운영체계의 스마트폰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애플이라는 기업을 많은 주변 기업들은 폐쇄적이라고 많이들 말하곤 한다.


3.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폰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탑재한 스마트폰이다. 이 안드로이드는 윈도우 모바일 운영체계와 아이폰 운영체계의 장점을 적절히 섞어놓았다고 생각하면 쉽다. 자, 윈도우 모바일 스마트폰은 윈도우 운영체계의 컴퓨터와 연동이 쉽다는 장점이 있고, 아이폰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장점이라고 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는 아이폰보다 윈도우 운영체계 및 다른 운영체계와의 연동이 자유롭다. 이는 구굴이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모든 이들이 사용할 수 있게 개방했기 때문이다. 즉, 핸드폰을 만드는 제조사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에 대한 대가를 구글에 지급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 마음대로 제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그래서 안드로이드폰은 각 제조사마다 윈도우 모바일 스마트폰처럼 브랜드명이 다르다).


또한, 애플의 앱스토어처럼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스마트폰이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모아놓은 안드로이드 마켓이라는 전용 웹사이트가 있다. 현재 등록된 애플리케이션 개수는 3만 개 정도로, 아직은 앱스토어의 15만 개보다는 적다.

다만, 최근 이 안드로이드 마켓이 전 세계적으로 100% 사용 가능하냐라는 것에 의문 부호가 따르고 있다. 안드로이드 마켓에 유료로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사용하기 위해 결제하는 시스템이 나라마다 달라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2010년 4월) 국내에서 안드로이드 마켓에 등록된 유료 애플리케이션은 다운받을 수가 없다(무료는 가능하다).


4. 바다폰

바다폰은 삼성에서 발표한 독자적인 운영체계인 ‘바다’가 탑재된 스마트폰이다. 현재 삼성에서 발표한 바다폰은 ‘웨이브’가 있는데, 2010년 상반기 중에 출시할 것을 공표한 상황에서 아직 제품을 명확히 평가할 자료가 많지 않아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삼성이 바다폰 웨이브를 발표하면서 공시한 내용으로는 삼성 앱스라는 독자적인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마련했다고 하며, 현재 약 5,000여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 과연, 운영체계만으로 스마트폰의 전반적인 평가가 가능한가 >

위에 예시를 든 운영체계 중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인 UI(유저 인터페이스, user interface)에 관련된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아이폰, 윈도우 모바일, 안드로이드, 바다 운영체계에 따른 유저 인터페이스는 제각각 사용자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UI 외에도 스마트폰 선택 중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 바로 입력 방식이다. 크게 터치 스크린 입력방식과 쿼티 키보드방식으로 나눠 볼 수가 있는데, 터치 스크린 입력 방식에도 감압식 입력 방식과 정전식 입력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쿼티 키보드 입력 방식이란, 전통적인 컴퓨터 키보드 입력 방식으로 키보드의 첫 번째 영문자 배열이 Q, W, E, R, T, Y의 순서로 배열되어 있어 쿼티 키보드라고 한다. 즉, 일반적인 컴퓨터 사용자라면 가장 익숙한 입력 방식이 바로 쿼티 키보드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스마트폰에 쿼티 키보드 방식을 적용하면 문자 입력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터치 스크린 방식 중 감압식 입력 방식은 말 그대로 압력을 인식해 동작하는 방식이다. 감압식 터치 방식은 저렴하고, 펜과 같은 끝이 뾰족한 입력 도구를 이용해 작은 칸을 입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압력을 이용한다는 점 때문에 그 반응 속도가 조금 느리다는 것이 단점이다.

터치 스크린 방식 중 정전식 입력 방식은 전류 즉, 전기의 신호를 인식해 동작하는 방식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전류가 흐르는 터치 스크린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 전류가 사람의 몸 안으로 흐르게 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변화를 감지해 입력되는 것이다. 역으로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체로는 입력할 수 없다. 정전식 입력 방식은 감압식에 비해 조작감이나 반응 속도가 부드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며, 최근의 스마트폰은 대부분 이 정전식 입력 방식의 터치 스크린을 채택하고 있다.

각각의 입력방식에 따라 장단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 입력방식 역시 UI 부분과 마찬가지로 개인이 느끼는 바는 제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스마트폰에 해당하는 운영체계 중 하나를 선택했다면, 이러한 UI나 입력 방식에 대한 것은 해당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알아본 후에 선택하는 것이 옳다.

스마트폰을 운영체계나 입력 방식으로만 구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같은 운영체계, 같은 입력방식의 스마트폰이라 하더라도 실제 사용할 때 느끼는 개개인의 감정은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 미리 알아두면 좋은 것은 분명하다.

스마트폰. 직역하자면 똑똑한 휴대전화기라고 할 수 있다. 자, 똑똑한 휴대전화기를 쓰기 위해서라면 사용하는 사람도 똑똑하게 사용해야 좋지 않을까? 100km로 달릴 수 있는 자동차와 100km로 달려도 괜찮은 조건의 도로가 있고, 남들은 100km보다 더한 속도로 열심히 달리는 상황에서 50km로만 달린다면, 과연 그게 옳은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gamedonga.co.kr)

2010년 4월 4일 일요일

사진에 대한 나의 인연

몇 일전 우연히 오래된 습작 노트를 보다가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사본을 보게 되었다. 그 중 취미 및 특기난에 사진촬영으로 기록된 것을 보고 놀라게 되었다. 취미 및 특기가 사진촬영이라는 것은 지금도 전혀 상상도 못했던 내용이라서 더욱 그랬다.

1970년대 당시에는 사진은 사진관에서만 찍던 시절이기 때문이다. 가까운 친구 중에 아버지가 사진관을 운영하던 기억은 있다. 그렇지만 내가 사진을 찍거나 사진얘기를 들었던 기억은 없기 땨문이다. 차라리 장래의 희망이었다면 조금은 이해가 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학생의 장래 희망란에는 기술자로 기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너무 오래된 기록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전 학년에 걸쳐 취미 또는 특기 난에 사진촬영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아마 1학년때 기록했던 것을 다음 학년에도 그대로 옮겨졌을 것이라고는 추측된다. 그런대 왜 1학년때 취미 또는 특기가 사진이었을까 궁금하다.

생활기록부 사진을 우연히 보고 난 다음날 사진 정리하다가  외국 도시를 찍은 사진을 보게 되었다. 사진파일은  'house.zip' 이었다. 구도나 노출 정도를 보고 참 잘찍은 사진이라고 열심히 보았다. 그런대 내가 가보았던 일본 사진이었다. 그 사진은 2007년도에 사무실에서 일본에 갔을때 내가 찍은 사진이었다.

그 동안 묻어 두었던 사진이 내가 찍은 사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 나 스스로 놀라게 된 것이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서 취미 삼아 찍기 시작했었다. 그러다가 내 사이트에 고품질 사진을 올려야 겠다는 이유로
2006년도에 고가의 카메라를 구입하였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이곳 저곳을 다니기 시작했던 것이다. 카메라는 SONY DSC-R1이라는 하이엔드급 카메라로 해상도가 천만화소가 넘어 사진이 잘나와 더욱 사진 찍기에 빠졌던 것이다.

내가 사진을 처음 찍은 것은 군대생활 할 때이다. 일반 하사 생활하면서 PX  주임상사에게 부탁하여 카메라를 6개월 할부로 구입했던 것이다. 아마 그때 일반하사 봉급이 12천원 정도라고 기억된다. 아마 카메라는 6만원정도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6개월 봉급을 주고 산 그 카메라를 훈련다닐때는 탄입대에 탄창대신 넣고 다녔다. 경치 좋은 곳에 숙영하거나 휴식할때 소대원에게사진 찍어 주는 용도였다. 아마 군 생활을 기록에 남겨야 겠다는 내 생각이었는지는 정확하지는 않다.

지금은 6개월 교육 과정 중에 사진을 신청하여 전문가에게 교육을 받고 있다. 지금 까지의 과정을 보면 사진에 대한 인연이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어려서부터 사진을 왜 좋아하게 되었는지 알고 싶다.

요즈음 전문가에게 사진을 배울수록 사진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 지고 있다. 다른 사진반 동기들은 예술성도 있고 감각도 있는데 나는 발전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너무 오랬동안 내 방식대로 사진 찍는 것에 익숙해진게 원인인 것 같다.

앞으로 사진은 내가 평생 가져갈 취미이다. 이제 어려운 단계를 극복하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내 스스로 기대한 만큼의 결과가 아닐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 찍은 사진은 내 스스로 만족하고 있다.




   

2010년 4월 1일 목요일

[서평] 뇌 생각의 출현-김동억

[신동아]

‘뇌 생각의 출현’: 박문호 지음, 휴머니스트, 502쪽, 2만5000원


우리의 뇌는 소우주라고도 한다. 양자우주론에 따르면 뇌를 통한 관찰이 없다면 우주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주의 중심이고 우주는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우주는 언제 어떻게 생겼고, 우리와 우리의 뇌는 어떻게 생겨났으며, 우주와 우리는 어떻게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가? ‘뇌 생각의 출현’은 이러한 질문을 품고30년간 뇌신경학을‘공부’해온 박문호 박사의 첫 번째 책이다.

어디서나 필요한 ‘과학적 사고’

우주의 나이는 약 137억년이고 빅뱅 이후 점점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우주가 팽창하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1000억개의 은하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멀어져서 1500억년 후에는 관측 가능한 은하의 숫자가 수천개로 줄어든다고 한다. 현재 관측 가능한 은하의 수와 같은 숫자인 1000억개의 뇌신경세포를 가진 우리 인간은 어디에서 왔는가?

천문학자 골드스미스에 따르면, 수십억년 전에 우주 어딘가에서 수명을 다하고 폭발하면서 사라진 초신성이 뿌린 잔해(무거운 원소들)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또 우리는 모두 별의 후손이며, 진화를 거듭한 끝에 드디어 초신성이 무엇인지를 밝혀내려는 지적 수준에까지 도달했다는 것이다. 모든 연구자가 그렇게 믿고 있지 않을뿐더러 그냥 덮어놓고 비웃는 사람도 있겠지만, 논리의 논리를 따라가보면 타당성이 충분히 있는, 설득력 있는 주장이자 과학적인 추측이다.

미치오 가쿠의 ‘평행우주’를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1682년에 나타난 혜성은 지구의 종말을 비롯해 각종 비극을 암시하는 불길한 징조로 여겨져 전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 혜성의 최초 발견자인 핼리는 당대 최고 과학자인 뉴턴을 찾아갔다. 뉴턴은 너무도 태연히 20년 전부터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한 바에 의하면 혜성은 거리의 역제곱에 비례하는 힘의 영향을 받아 타원 궤도를 그린다고 대답했다. 이에 따라 핼리는 과거의 역사 기록을 바탕으로 혜성이 1758년에 다시 나타난다고 예측했고, 이것은 정확하게 맞았다. 탄탄한 과학적 논리에 기반을 둔 예측이나 추측은 쉽게 폄하할 성질의 것이 아니란 말이다.

방대한 분량의 뇌신경학 공부를 오랜 기간 해왔고, 매일 과학을 끼고 사는 게 분명한 저자는 ‘대중의 과학화’가 절실히 필요하며 과학적 세계관이 확고해질수록 많은 사람이 미래를 더 잘 예측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과학적 사고는 어디서나 필요하다.

뇌졸중으로 우측 마비가 생겨 다리를 절게 되었다고 믿는 환자가 얼마 전에 입원한 적이 있다. 외부 병원에서 찍은 뇌 MRI를 살펴보니 우측 뇌에서 2개의 뇌경색이 관찰되었다. 마비는 하지뿐 아니라 상지에도 있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정답은 환자를 강력히 설득해서 경추 MRI를 찍도록 하는 것이다. 우측 뇌의 뇌경색은 우측이 아닌 좌측에 마비를 일으켜야 한다 (책의 멋진 컬러 그림을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따라서 뇌 MRI 소견은 환자의 증상에 대한 설명이 전혀 안 된다. 하지와 함께 상지도 마비되려면 뇌에서 내려와 상하지로 가는 운동신경 중 상지로 가는 신경이 빠져나가기 전 위치, 즉 (상지가 허리 밑이 아닌 목 밑에 달려 있으므로) 목 부위의 척수에 병변이 있어야 한다. 경추 MRI를 찍어보니 우리가 예측한 바로 그 위치에 척수를 심하게 누르고 있는 디스크가 발견됐다. 늦게 발견했으면 증상이 악화돼 평생 못 걸을 수도 있을 환자였다. 과학적 사고는 사람의 몸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다.

상식도 업그레이드해야

과학적 사고는 사람의 마음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다. 우리는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에 화를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일이라고 분통을 터뜨리는 경우는 많지만 상식도 노력을 통해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사실은 모르고 살기 쉽다.

나이를 먹으면서 전두엽의 기능이 약해지기 시작하면 mental flexibility 즉 융통성이 떨어질 수 있다. 사고의 유연성은 점차 감소하는 상황에서 어떤 이유로 믿게 되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근거가 불분명한 과거의 상식만을 금과옥조로 여기면서 너무도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살다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점점 많아질 수밖에 없다. 생각은 진화적으로 내면화된 움직임이고, 감정(emotion)은 판단과 관련되어 바깥으로 표출된 운동, 즉 이e(out) + 모션(motion) 이다.

진료를 하다 보면 가끔 예약시간에 맞추어 왔는데 왜 제 시간에 진료를 받을 수 없느냐고 분통을 터뜨리며 병원과 의료진에 대해 거친 언사를 내뱉는 소리가 진료실 안까지 들릴 때가 있다. 언론의 단골 질타 대상인 ‘3시간 대기 30초 진료’가 한국의 의료보험제도와 병원 경영상의 문제를 포함한 여러 구조적인 문제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발생한다는 것은 이제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내가 근무하는 병원의 경우 아직까지는 지나치게 많은 외래 환자를 짧은 진료 시간에 밀어넣는 일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왜 제 시간에 진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까? 간단하다. 앞 시간에 예약된 환자들이 자신들의 시간을 어기고 늦게 오는 바람에 특정 시간대에 환자가 너무 많이 몰리면 제 시간에 온 사람이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설명을 해주면 환자의 화가 눈 녹듯이 사라지면서 멋쩍어하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쉽게 화내는 것은 본인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이런 감정이 우리 몸에 좋을 리 없다. 사소한 일상생활의 문제도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차근차근 생각해보고 주변의 의견이나 정보를 수집한 후 자신만의 가설을 세우고 확인해보는 것, 이것도 과학이다.

3년 전에 하버드 의대 신경과장인 앤 영 박사를 초대한 일이 있다. 앤 영 박사는 하버드 의대 부속병원이자 세계적으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매사추세츠종합병원 200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과장이다. 1주일을 같이 지내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중 포스닥(박사학위 취득 이후) 연구원을 뽑는 기준이 무엇이냐는 나의 질문에 대한 그녀의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차고(garage)에서라도 과학을 할 사람을 뽑는다고 했다. 교수 숫자만 9000명이 넘는 하버드 의대가 정말 좋은 차고이긴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과학은 어디에서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자공학이 전공인 저자가 꾸준한 공부를 통해 뇌신경과학 분야의 전문가도 되었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끊임없는 공부를 통해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겠다는 결심이 우리 사회에 확산되는 것이야말로 저자가 바라는 ‘대중의 과학화’로 가는 첫 단계일 것이다.

필자는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꺼번에 읽기에 자신의 독서 호흡이 좀 짧다고 느낀다면, 뇌신경과학과 우주론 및 일반생물학에 대한 내용을 충실하게 담고 있는 믿음직한 사전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다. 궁금한 것을 그때그때 찾아보는 데 불편이 없을 것이고, 추가적인 공부를 위한 참고문헌도 잘 정리되어 있다. 얄팍한 상술을 부렸다면 네 권으로 만들 수도 있는 분량을 한 권에 다 담았으니 요즈음같이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고마울 따름이다.

생명체는 DNA의 생존 기계

리처드 도킨스는 사람을 포함한 생명체들을 (앞서 언급한 초신성의 잔해에서 시작한 무거운 원소로 만들어진) DNA(유전자)가 자기 복제를 계속하면서 40억년을 소멸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역시 초신성의 잔해로부터 생긴 원소로 구성된) 이것저것을 모아서 짜맞춘 생존 기계(survival machine)라고 정의한다. 생존 기계를 잘 만들어내는 유전자가 살아남는 게 자연의 법칙인 셈이다. 유전자는 호르몬 등의 물질을 동원해 생존 기계를 홀림으로써 자신의 복제유전자가 안락하게 지낼 수 있는 새 생존 기계(후손)를 만들게 한다. 새 생존 기계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때가 되면 기존의 생존 기계는 더 이상 불필요하거나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노화 및 자살 유전자(실제 존재한다)가 작동되는데, 이것이 생명체의 노화와 죽음이라고 설명한다.

수십억년 동안 성공적인 복제 외길을 걸어온 ‘유전자 어르신’에게 조금씩 반기를 드는 개체가 출현했으니 ‘뇌라는 부속품이 비정상적으로 발전한’ 사람이라는 생존 기계다. 우리 뇌는 심지어 유전자를 속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유전자 입장에서는 수백만년 전부터 자기의 수족 역할에 충실하던 인류가 머리가 커져서 버릇없이 콘돔이란 걸 만들어 쓸 줄은 몰랐을 것이다. 물론 콘돔도 이미 복제되어 생존 기계를 획득한 유전자 입장에서는 경쟁자의 출현을 줄이는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콘돔이 그런 목적으로만 사용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동물은 생존을 위해 환경에 적응할 만큼만 운동을 한다. 그러나 인간은 유전적으로 정해진 능력을 넘어 운동을 아주 잘할 수도 있다.

인류를 지구상의 다른 모든 생명체와 비교할 수 없는 반열에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준 것이 바로 ‘뇌’이다. ‘뇌, 생각의 출현’을 읽다 보면 저자인 박문호 박사의 뇌는 어떻길래 이런 방대한 분량의 뇌신경과학, 천체물리학, 양자역학, 불교철학 및 역사공부를 지치지 않고 해왔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저자의 책을 통해 한 가지는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분명 오랜 공부가 늘 즐거울 수만은 없었을 테니 때로 힘들고 어려운 길이었겠지만, 저자 뇌의 내부 시스템들이 상호작용하는 벡터를 다 합해보면 지금까지 움직여온 방향이 가장 덜 힘든, 따라서 가장 편안한 방향이었을 것이란 점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공부를 못 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고문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김동억 동국대 일산병원 신경과장, 뇌졸중 전문의, 의학박사 dxtxok@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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