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30일 토요일

잠자리의 우수

가을이 시작되던 아침에

곤충세계의 우상이던 잠자리가

보도에 떨어져

커다란 겹눈으로 하늘을

응시한다


자유자재로 활공할 수 있는

완벽한 4개의 아름다운 날개와

곤충을 한입에 넣을 수 있는

갈고리 입 때문에


기름진 먹이 사냥의 명수로   

화려한 만찬의 주인공이 된다 


3만개의 낱눈이 모인 겹눈에서 나오는 광채는

바라보던 개미들이 방향을 잃어 우왕좌왕 하게하고


1초에 백번하는 날개짓을 보고있던 나비는

날기를  포기하고  맥 없이 풀 숲에 떨어져 버리는 것을

잠자리는 이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이번 겨울만 살아 나면

훌륭한 조상으로 유전자에 각인하여

후손에게 영원히 추앙 받을 수 있지만


지난 봄 

먹을 것이 넉넉한 곳에

허물을 벗고 태어나


즐거움으로 가득한 세상을 알아 갈 쯤에

일 순간의 찬바람에

정신을 잃었다.


잠자리는 고갤 돌려

다시는 보지 못할

고향을 바라보며

홑눈마다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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